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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노동제 실험 1년…하루 2시간이 삶을 바꿨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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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565
내용

<6시간 노동제 실험 1년…하루 2시간이 삶을 바꿨다>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경기 파주출판도시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도중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다. 보리출판사는 지난해 3월부터 '6시간 노동제'를 도입해 1년째 제도를 지속하고 있다. 2013.4.17 <<지방기사 참조>> suki@yna.co.kr



파주 보리출판사, 임금 줄지 않고 삶의 질 나아져

윤구병 대표 "일자리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전 직원이 9시에 출근해 4시에 퇴근하는 '하루 6시간 근무 실험'을 1년째 이어온 회사가 있다.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보리출판사는 지난해 3월 이 제도 도입을 선언,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우리나라가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OECD 가입 국가 가운데 가장 길다는 문제의식에서 실험은 출발했다.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건 아니다. '그렇게 해서 회사가 잘 되겠느냐', '6시에라도 칼퇴근 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질시 어린 시선이 더 많았다.

실험은 어느덧 14개월째를 맞았다.

그렇지만 이 출판사는 과감하게 중간평가를 제도 시작 3년 후로 미뤘다.

아직 유의미한 통계가 나오지 않은 데다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 제도를 계속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년은 다행히 '만족'스러웠다.
 



'하루 여섯 시간만 일해요'
'하루 여섯 시간만 일해요'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6시간 노동제'를 시행 중인 보리출판사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보리출판사는 지난해 3월 이 제도를 도입했다. 사무실은 여느 회사와 다르지 않지만, 보리출판사의 직원들은 오후 4시면 퇴근한다. 2013.4.17 <<지방기사 참조>> suki@yna.co.kr

회사 수익률이 낮아지지 않아 직원 임금이 줄지 않았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 오히려 4%가량 인상했다.


무엇보다 삶의 질이 자연스레 나아졌다.

기획실에 근무하는 김용란(47·여)씨는 직장여성으로 지내면서도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소득으로 꼽았다.

7살과 10살 자녀를 둔 김씨는 "10년 동안 한 동네에 살면서도 대안학교나 마을도서관이 활발한지 몰랐는데 4시에 퇴근을 하니 모든 게 보이더라"고 흥분했다. 그는 요즘 지역커뮤니티 주부 뮤지컬반에 참여, 공연 연습에 열심이다.

또 다른 직원들은 아들과 축구교실에 다니게 된 것, 야간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게 된 것. 텃밭을 가꾸게 된 것 등 '조기 퇴근'의 기쁨을 전했다.

한 직원은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그러나 단순히 여가시간을 늘리는 일이 보리출판사가 좇는 목표는 아니다.

농촌 공동체 운동가로도 유명한 윤구병(70) 대표는 "강제노동시간을 줄이면서 우리가 얻은 것을 어떻게 써야할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입을 뗐다.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경기 파주출판도시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도중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다. 보리출판사는 지난해 3월부터 '6시간 노동제'를 도입해 1년째 제도를 지속하고 있다. 2013.4.17 <<지방기사 참조>> suki@yna.co.kr

그는 "장시간 근로가 우리 자녀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한 명당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터에서만 시간을 보내지 않고 자기가 사는 집, 지역사회로 돌아가 이웃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지난 1년 간의 실험이 모두 순탄했던 건 아니다.

일의 절대량을 갑자기 줄일 순 없어 잡지팀과 디자인팀은 며칠씩 연장근로를 해야만 했다. 더 일한 만큼 대체휴일을 받기는 했지만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시간이 많아지니 돈만 더 쓰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001년 전국 최초로 주5일제를 시행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 나왔었다.

보리출판사는 요즘 '새로 생긴 2시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시간 활용 방안이나 결과를 놓고 토론이라도 하고 싶지만 회사가 직원을 통제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조심스럽다. 당분간 시간 쓰임은 직원들 자율에 맡겨질 전망이다.

윤 대표는 "다만, 6시간 근무제가 낳은 변화를 수치로 증명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영업익이나 일자리 개수 등을 세심하게 지켜보고 그 결과를 우리 사회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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